팟캐스트 ♫

NG #89 - 현기증 (2014)

강씨네수다 2014. 11. 15. 16:47


"故김영애 주연작. 속죄를 모르는 죄책감은 모든 것을 부순다."


2012년에 <가시꽃>이란 독립영화로 이름을 알린 이돈구 감독의 신작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시꽃>이 잊혀지지 않아서, 이돈구 감독의 신작이란 소식을 듣자마자 녹음을 하려고 마음 먹었죠 ^^;


김영애, 도지원, 송일국, 김소은 씨가 출연하고, 청불 94분 짜리입니다. 

지난 11/6에 개봉했는데, 예상대로 스크린 숫자가 확 줄어서 영화관에서 보시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ㅠ

곧 출시될 VOD서비스를 이용해 꼭 감상해보시길..ㅎ


이돈구 감독에 대해

'김기덕, 박찬욱의 뒤를 잇는 잔혹미학' 이라 평하던데 저는 그 평가보다

가장 김기덕스러우면서도, 김기덕보다 더 대중적이고 매끄러운 영화를 만든다고 평하고 싶습니다. ^^


방송 분량은 약 40 33분이고요,

불안 / 가족의 해체  / 죄책감 등에 관해 녹음했습니다.


방송 듣기 (스피커 주의!) -> 클릭!!


2019년 9월 추가.

* 김기덕 감독은 현재 성범죄 혐의로 방송국 및 여성배우와 재판 진행 중입니다.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 이런 추문을 낳은 그 이름이 언급되는 게 언짢은 분들이 계실텐데, 방송에서 자주 언급했네요. 양해 구합니다 ㅠ


* 방송에서는 현기증을 상징 기호처럼 풀이했더군요. 그런데 치매 초기 증상 중 하나가 현기증 및 두통 입니다. 영화에 나온 현기증은 중의적으로 활용되었던 것 같아요 ㅎ


* 속죄에 관한 부분에서 폭력적인 방법 또는 극단적인 죽음 만이 마치 속죄의 방법인 양 오해될까 걱정이네요. 심지어 기독교 이야기를 곁들이면서, '십자가 죽음'까지 언급했으니..;; 타인의 목숨도 물론 소중히 대해야 하지만, 자신의 목숨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이겠죠!


* 신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사람에 대한 속죄에 대해서도 기독교식으로 설명했습니다. 몇 년 전에 녹음한 이 방송분을 들으며 속으로 많이 뜨끔 했네요. 저 또한 저 비판에서 현재 자유롭지 않거든요. 저 때문에 상처 받고 괴로웠던 분이 아직도 많은데, 지적 허영으로 위선 떠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 이돈구 감독은 현재 <팡파레> 라는 영화 개봉 준비중 같습니다. -_- 19년 부천영화제에 상영되었던데, 일반 개봉 일정은 아직 잡혀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ㅠ


* 방송편 말미에 삽입한 곡은 Kreisler 의 '사랑의 슬픔' 이란 바이올린 곡입니다.  


이돈구 감독이 이 영화는

"너무 심한 죄책감은 죄를 고백하기보다 그 순간을 피하게 만들지 않을까?"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고 밝혔는데요

내용이 좀 불쾌할 수 있지만, 배우들 연기도 매우 좋았고 '생각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기에

꼭 잊지 않고 감상해 보셨으면 좋겠네요 ^^


쥐약, 팟티, 아이튠즈, 유튜브 등에서 "강씨네수다" 를 검색해주세요!!


* 독립영화로 데뷔한 감독이 점차 제작비를 늘리고, 유명 배우들을 기용하면서 좀 더 큰 스케일로 영화를 만들었다는 점도 참 좋았습니다. 게다가 자신이 하고싶은 이야기를 꿋꿋이 밀어붙였죠. 다음 작품도 참 기대가 됩니다! ^^


* '잊게 되는 것에 대한 불안'을 좀 더 자세히 설명드리지 못했어요. 남들로부터 '잊혀진다'는 불안도 있지만, 스스로 예전과 다른 모습을 보일 때 갖는 불안감인데요. 예를 들면, 외출 뒤 집을 찾아오는 도중에 길을 잃어버리거나 목적지를 까먹는 경우이죠. '미아'가 된 공포보다 '미아의 모습'을 보이는 자신 때문에 더 불안해지는 것이죠. 점점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다는 느낌. 이러한 '불안'이 영화 속에서 명확히 드러나지는 않지만, 캐릭터의 개연성과 분위기를 형성한다고 생각했습니다.


* '수인한도'(인내하거나 배려할 수 있는 정도)를 방송에서 말씀드렸는데요. 이것이 영화 속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빼먹었어요; 최초의 사고 때에는 아직 각 가족구성원의 수인한도가 낮진 않았습니다. 그러나 점차 각자 고통과 사건을 겪으면서 다른 구성원에 대한 수인한도가 낮아집니다. 쉽게 말하자면, 다른 가족구성원의 슬픔 괴로움 불만 등을 함께 나누며 다독일 수 있는 여유가 점차 줄어들죠. 이런 과정을 영화는 차분하고 성실하게 영화 속에서 '영화 안의 논리'로 보여줍니다. 이 점이 참 좋더군요. 이야기에 현실성이 부여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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