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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포스팅에 이어서 지난 11/19 영진위가 공개한 [2023년 영화 소비자 행태 조사]에 관해 말씀드릴게요.
극장이 아직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고, OTT와 격차도 여전하다고 지난 포스팅에서 설명드렸는데요.
이번 설문 결과에서 극장이 살 수 있는 방법도 암시되어 있었답니다. ;)
그것은 바로 극장의 체험감을 극대화시키는 겁니닷-! (죄송합니다, 급발진 해보았습니다.)
# 2. 극장은 체험이다
영화 관객이 왜 극장을 찾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는 통계인데요.
1. 몰입감 있는 관람 환경
2. 동행인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환경
3. 영화 감상 욕구
이 순위 중에서 3순위는 뻔한 얘기니까 삭제하고요 ^^;
1번과 2번을 종합하자면 극장에만 있는 특정 체험감을 느끼고 싶어 극장에 간다는 말이 됩니다.
저는 제가 부모님의 손을 잡고 극장에 처음 갔을 때의 그 분위기와 느낌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그 기억은 어른이 되어서도 극장에 갈 때마다 설레는 마음으로 나타나죠.
OTT는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편의성이 강점이지만, 극장은 관계성에 특화된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개인은 극장과 유사한 관람 환경을 마련하기 매우 힘듭니다. 극장 환경은 극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겁니다.
그렇다면 극장이 다시 살기 위해서는 이러한 매력 포인트를 더 강화시키면 됩니다.
극장은 티켓값을 인상하는 패착을 저지르기 전에 우선 관객의 체험감을 더 긍정적으로 제공해야 했습니다.
아래 설문 결과에 따르면 '티켓 가격' 항목만이 그 중요도에 비해 만족도가 낮았습니다.
상단의 주황색 박스는 '스크린 독과점'을 연상시키므로 무시해 봅시다. 레드 썬-!
두 번째 주황색 박스에서 극장 측이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은 '좌석'입니다. 이것 또한 체험감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극장에 올 때 가족, 친척과 동행하는 경우가 많다는 통계를 활용하여
이들을 위한 특정 날을 만들어 가격 할인 / 굿즈 제공 / 먹거리 제공 등을 통해 관객이 극장에서 관계성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어땠을까요?
또한 위 이미지에서는 중요도가 낮지만,
관객 데이터를 활용한 시사회나 무대인사 등의 이벤트로 관객을 극장으로 유인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유튜브, FLO, 오디오 클립, 팟빵, 쥐약 등 어플에서 "강씨네수다" 를 검색하세요!!
# 3. 걸림돌 티켓값
앞서도 잠깐 말씀드렸지만 중요도에 비해 만족도가 낮은 항목은 극장 티켓값이 유일했는데요. 이 부분을 해결하지 않고는 유의미한 관객 증가는 단시일에 어렵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그러나 영화 관계 기관들은 각종 할인(통신사, 마일리지 등) 때문에 이미 객단가(실제 극장과 배급/제작사가 나눠갖는 티켓 금액)가 낮아졌다고 볼멘소리를 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문제는 그들이 아니라 소비자인 관객이 느끼는 가격입니다.
미국, 프랑스, 영국, 독일, 일본 등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티켓값(1.4만 원)은 실질 요금 측면에서 낮은 편이나, 부담지수는 2번째로 높다고 합니다. 즉, 다른 선진국에 비해 관객이 체감하는 티켓값이 높다는 거죠.
이것은 극장으로 향하는 관객의 발걸음을 멈춰 세우게 합니다. 게다가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는 더더욱 그러하죠.
위 이미지에는 '관객의 문화 복지'라는 점잖은 표현을 썼지만, 실은 너네 회사 손해 좀 보더라도 일단 관객 좀 유치하란 소리죠 -_-
얼마 전 말씀드린 '스낵 무비'가 그 시초가 되고 있긴 합니다.
좌석별 요금 차등보다 이렇듯 영화나 러닝타임에 따라 요금을 차등하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먼저 내밀었다면
코로나 종식 이후 관객들이 극장으로 밀려들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관객들은 현재 티켓값에 분명히 부담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러한 부담은 OTT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고요. 극장이 OTT 잘 되라고 등 떠밀어 준 꼴입니다.
영화 관객 역시 극장 관람이 감소한 이유로 이 비싼 티켓값을 지목하고 있습니다.
관객들은 티켓값 1만원 이상부터 비싸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니 현재 1.4만원 가격은 씨알도 먹히지 않는 거죠.
괜찮은 햄버거 세트 하나도 1만원이 넘어가는데, 영화 요금으로 1만원이 비싸다는 말에 납득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1만원 만큼의 만족을 얻을 만한 영화가 없었다는 것도 이러한 인식에 영향을 준 듯합니다.
햄버거는 배라도 부르죠, 이건 뭐 욕이 나오니까요..ㅎ
# 4. 마무리
극장은 OTT 천하를 인정해야 합니다. 점유율을 뺏어오겠다는 전략보다는 OTT와 공존하면서 극장의 명줄을 더 유지하겠다는 겸허한 마음가짐이 필요한 때입니다.
왜냐하면 이미 주도권은 넘어갔으니까요.
극장만이 갖고 있는 매력 즉, 체험감을 극대화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빈정 상한 관객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 티켓값에 대한 대대적인 개선도 해야 하고요.
그저 "좋은 영화가 나오면 관객도 돌아오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에 빠져 있는 한 지금의 극장 상황은 지속되고 말 겁니다.
그건 기본값으로 필요한 것이죠. 지금은 위기 상황이니 그런 기본값만으로는 극장 회복이 안 됩니다.
국산 OTT인 티빙과 쿠팡플레이가 그나마 2022년에 비해 2023년에 점유율을 높인 것처럼
극장도 소비자가 원하는 포인트를 잘 짚으면 분명 지금의 침체에서 벗어날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전통적인 극장의 역할은 끝났다고 생각합니다. '종합 오락 시설'로 변모할 때인 것 같습니다.
한편, 이번 영진위의 [2023년 영화 소비자 행태 조사]에는 흥미로운 조사 결과들도 있었습니다.
관객이 영화를 선택할 때 무엇을 고려하는지 인적 요인 / 콘텐츠 요인 / 마케팅 요인 / 제작 및 기술 요인 등으로 나누어 설문을 받았는데요.
대중적으로 납득할 만한 결과인 것 같습니다. 출연 배우의 중요성이 다시 확인되네요.
즉, 고액 출연료와 같은 논란이 있지만 그만큼 관객 유인 효과가 있다는 겁니다.
또한 입소문으로 영화를 선택하는 경향이 짙어진 것도 이 통계로 확인되었네요.
반면에 억울한(?) 소문에 휩싸여 좋은 작품임에도 소리소문 없이 사라질 가능성이 더 높아진 것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작은 영화' 즉 소규모 저예산 영화를 위한 극장 관람 의향을 관객에게 물었는데요.
의외로 41.5%가 의향이 있다고 답했더군요.
음, 이건 좀 통계 왜곡(?) 아닐까 싶기도 해요.
이 설문에는 한 해에 (극장/OTT) 영화를 1편 이상 본 관객만 참여했고, 이들은 어느 정도 영화에 대한 애정이 있는 집단이거든요.
그렇게 애정이 있는 만큼 당연히 립서비스라도 극장 관람 의향이 있다고 답을 하겠죠ㅎ
제 평소 생각대로 50대 이상 관객들이 극장에 가지 않는 비율도 높게 나왔습니다.
이들을 극장으로 끌어 들이려는 전략도 필요하고, 또 그만큼 전 세대 관람용 영화가 소중한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작품성은 별개로 하더라도 <명량> <국제시장> 등의 영화가 흥행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의외로 이 세대가 OTT로 영화를 보더라도 극장에 방문하는 횟수는 적은 것 같아요.
이 주제의 글을 이렇게 길게 쓸 필요는 없는데, 도대체 내가 왜 이럴까.. 하면서 글을 썼습니다 -_-
글자는 읽지 않더라도 삽입한 이미지만 봐주셔도 좋을 것 같네요.
더 확실한 정보를 원하시면 영화진흥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해당 자료를 검색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마지막 이미지 올리며 그만 글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해당 통계를 3명의 전문가가 분석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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