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공간에는 영화 페이지에 쓰지 못하는 제 생각들이나 영화 OST를 짧게 담도록 하겠습니다.
일찍이 나는
일찍이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마른 빵에 핀 곰팡이
벽에다 누고 또 눈 지린 오줌 자국
아직도 구더기에 뒤덮인 천년 전에 죽은 시체.
아무 부모도 나를 키워 주지 않았다.
쥐구멍에서 잠들고 벼룩의 간을 내먹고
아무 데서나 하염없이 죽어가면서
일찍이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떨어지는 유성처럼 우리가
잠시 스쳐갈 때 그러므로,
나를 안다고 말하지 말라.
나는너를모른다 나는너를모른다.
너당신그대 행복
너, 당신, 그대, 사랑
내가 살아 있다는 것
그것은 영원한 루머에 지나지 않는다.
-최승자作, 1981년에 출간한 시집 <이 시대의 사랑>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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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이 곳에 시를 옮겨 오네요.
저는 회의론자를 싫어하지만, 이 시는 너무 강렬해서 좋아합니다;
특히 마지막 연 "내가 살아 있다는 것 / 그것은 영원한 루머에 지나지 않는다." 구절이 제일 인상적이죠.
얼마 전 업뎃한 영화 <A.I.> 주인공 데이빗 대사처럼
우리는 누군가에게 "스페셜"하고 "유니크"한 존재랍니다
..라고 저는 계속 설파하고 싶네요 ㅠ
그대가 영원한 루머에 지나지 않더라도, 그 루머는 내게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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