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연식 감독 vs <개훔방> ??

http://www.huffingtonpost.kr/2015/03/02/story_n_6781238.html?ncid=tweetlnkkrhpmg00000001

참 묘한 일이 벌어졌네요.

개봉작 <조류인간>을 연출한 신연식 감독(<페어 러브> <배우는 배우다> <러시안 소설> 연출.) 이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이하 개훔방.)에게 쓴소리를 던졌습니다.

'상업영화'인 <개훔방>이 '재개봉'하면서 (CGV계열의 독립예술영화 극장) 아트하우스 등의 독립예술영화 전용 극장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비판한 것이죠.

일반 관객들에게는 <조류인간>이나 <개훔방>이나 저예산 제작규모의 '작은 영화'라는 인식이 있었을텐데요

영화 관계자들 눈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았나 봅니다.

(그 밖에 또 다른 비판점, 즉 각본 작가 이름을 크레딧에 올리는 문제에 대해선 위 링크된 기사를 참고하세요. 저는 이 문제는 이 글에서 다루지 않겠습니다~)

제 생각의 결론을 우선 말씀드리자면,

이렇게 영화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 영화인들이 공개적으로 말을 주고받는 것이 크게 반가웠습니다. 제 못된 심보일지도 모르지만요..^^;

이 문제 제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영화계'에 대한 가방끈이 없는 제가 기억하기로도

예전에 <한공주>가 CGV계열의 극장/배급사 '아트하우스'(옛명칭은 무비꼴라쥬.)를 통해 예상 밖 흥행을 했을 때

다른 독립예술 영화인들이 심한 비판을 했던 적도 있습니다.

사실 이는 대기업의 수직계열화 문제와 더불어 대기업의 독립예술영화 지원(혹은 장악) 문제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나중에 꼭 장문의 글로 다루고 싶던 영화계 '구조적인'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장문의 글'을 언제 쓰게 될지는...;;;)

이번 신연식 감독이 제기한 문제는 약간 느낌이 다르긴 하죠.

왜냐하면 <개훔방>은 '재개봉'된 것이고, 일단 '상업영화'라는 포장지를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개훔방>의 순제작비가 약 25억 정도라고 합니다. 그리고 다른 거대규모 영화들의 스크린 독과점 때문에 첫 개봉 때 좋은 시간대의 상영관을 많이 받지 못하여 배급사 대표가 사퇴를 한 일도 기억하고 계실 겁니다.

사실 이 문제의 핵심은

독립예술극장의 영화 선택이 아니라, 큰 영화에게 집중되는 스크린 분배에 있습니다.

쉽게 말씀드리자면,

스크린 독과점 문제와 대기업이 제작/배급한 영화가 그 대기업의 상영관 스크린을 대부분 차지하고 있는 문제 말이죠.

(예를 들면, CGV가 제작/배급한 영화가 전국 CGV 상영관의 스크린 및 좋은 시간대를 싹쓸이 하는 것.)

애초에 신연식 감독의 신작 <조류인간>이나, <개훔방>이 독립예술극장 외에 일반 상영관 및 멀티플렉스의 스크린을 좋은 시간대에 합리적으로 할당 받았다면 전혀 이런 문제제기는 없었겠죠.

독립예술극장의 스크린 숫자는 한정되어 있고,

매달 독립예술 영화는 십여 편씩 개봉됩니다. 

심지어 외국 영화도(심지어 외국 상업영화도) '다양성 영화'라는 타이틀로 독립예술극장의 스크린을 차지하고 있는 형국이죠. 

그러니 더더욱 한국 독립예술 영화가 상영될 공간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재개봉'한 <개훔방>에게 신연식 감독이 제기한 내용은 이처럼 거시적 인식 하에 이뤄진 것이 아닐지도 모르죠.

그냥 저 혼자 이렇게 흥분하는지도...하하;

그러나 은막 뒤에서 영화계 사람들끼리 이러쿵 저러쿵 관행이란 이름으로 결정하는 것보다

이렇듯 공개적으로 문제제기가 되고, 

또 이 문제를 낳은 영화계 구조적 결함을 찾아, 

영화인들 뿐만 아니라 일반관객들까지 모두 

토론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각종 팟캐스트 어플, 혹은 쥐약, 팟빵 어플 등에서 "강cine수다" 를 검색해주세요!!

<개훔방> 측과 감독도 입장을 밝혔습니다.

http://media.daum.net/entertain/culture/newsview?newsid=20150302122709421

제가 요새 이런 영화소식을 빨리빨리 블로그에 소개하지 못해서

좀 반성하는 의미로 '광분의 타자질'을 해봤습니다;;

여러분 생각은 어떠하신지요..? ^^

* 이번 사건을 간단히 정리한 기사도 있었네요. 참고하시라고 링크 겁니다.

http://media.daum.net/entertain/enews/newsview?newsid=20150302190205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