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서공감] 또는 [정서적 공감]이란 영화 전체를 아우르는 특정 정서가 관객의 이성/감성을 통틀어 공감되는 현상.을 뜻합니다. 쉽게 말하면, 관객이 영화 전반에 걸쳐 어느 정서에 공감하는 겁니다. 저는 이게 꽤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이걸 기준으로 영화를 여러분께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근데 이에 상응하는 영화용어를 몰라서 제가 임의로 만든 개념입니다. 다른 분들은 영화의 낭만, 또는 영화의 분위기, 라고 매우 쉽게 설명하기도 하시죠.
# 영화의 부분부분에 한정된 감흥은 이런 [정서공감]이 아닙니다. 예를 들면, 코믹한 캐릭터의 감흥이나, 신파 장면의 감정이나, 개연성을 가진 장면의 설득력 등은 제가 말하고 싶은 [정서공감]이 아니죠. 영화 전체를 아우르지 못하니깐요.
또한 관객의 ‘감정몰입’과도 비슷하지만 살짝 다른데요. ‘감정몰입’은 관객의 focusing, 즉 스크린을 향한 집중이라면, [정서공감]은 스크린의 outing, 즉 관객과의 여행입니다. 그 원인은 같을지라도 결과는 다른 거죠. (영단어가 적합한지 모르겠네요.)
이 [정서공감]은 매우 주관적이라 관객마다 느낀 정서가 다를 수 있고, 정서 자체를 명확한 단어로 정리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떻든 영화 전반에 걸쳐 정서에 공감했다면, 바로 [정서공감]이란 현상에 해당하는 거죠.
# 멜로물이나 드라마가 강조된 영화는 당연히 이런 [정서공감]이 강하게 나타납니다. 그러나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른바 장르물, 즉 액션물/SF/환타지물/서부극/스릴러물 등 장르물에서도 이런 [정서공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제 기준에서 영화는 관객과 소통하고 공감해야 하거든요. 많은 장르영화가 그저 연출적 완성도와 진취성 만으로 기억되고 있는데, 일반 대중의 위치에서는 정서적 공감을 이룬 장르물이 더 오래 기억되고, 명작이나 수작으로 남는다고 생각합니다.
# 저희 방송은 지금까지 <살인의 추억>(ng#145)편과 <올드보이>(ng#153)편을 [정서공감] 컨셉으로 소개한 바 있습니다. 영화마다 공감되는 정서가 다르듯 그 정서를 직조하고 전달하는 방법도 영화마다 다릅니다. <살인의 추억>은 감각의 연속과 세밀한 복선의 반복 등 표현상의 정서로, <올드보이>는 복수극 장르법칙의 변주 위에 독특한 내면을 가진 캐릭터 구축으로 각각 [정서공감]을 이루어냅니다. 여하튼 관객이 극장을 나서면서 영화 전반에 특정한 정서를 공감하게끔 영화는 나름의 요리법을 펼쳐놓습니다. 저는 이 부분을 설명해드리고 싶고, 청취자들께서도 이 부분에 주목하시면 좋겠네요.
# 매우 헐겁고 어설픈 개념이라 [정서공감]에 공감하지 못할 수도 있겠네요. 반론이나 토론 등을 통해 함께 이 개념을 숙성시켜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예전에 <살인의 추억>편 블로그 페이지에서 청취자 4885님과 긴 논의를 나눈 적도 있습니다. 다른 분과 또 그런 유익을 나누고 싶네요.
* <살인의 추억>(ng#145)편 :
http://blog.daum.net/smellsmells/522
* <올드보이>(ng#153)편 :
http://blog.daum.net/smellsmells/538
* <로건>(ng#168)편 : http://blog.daum.net/smellsmells/590
덧.
애청자 2019.03.05 14:03
punctum이 가장 유사한 개념이네요. 롤랑바르트의 개념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기존에 유사하게 존재한 개념,이라는 것에 무언가 안도감이 드네요.
그리고 알려주신 그 단어로 좀 더 구체적으로 공부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진학에서 주로 쓰이는 개념 같던데, 앞으로 저도 "푼크툼 (punctum)' 이란 라틴 단어를 잊지 말아야겠네요 ㅎ
혹시 이와 관련해 제게 더 알려주실 것이 있으실까요? 부탁드립니다 ^^
일단 제가 찾은 인터넷 정보는 아래와 같습니다.
- http://cafe.daum.net/worldinnemo/M0vq/556
- https://wassuck.tistory.com/5
블로그도 종종 찾아주셔서 좋은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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