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소식

<명량> 흥행 신기록의 명암

강씨네수다 2014. 8. 4. 15:40

 

http://media.daum.net/entertain/culture/newsview?newsid=20140804083808093

 

 

위 기사의 주요 내용은 <명량>, 그리고 이 영화의 흥행에 대해 호의적인 편입니다.

다만,

중간쯤에 주목할 만한 부분이 있어 블로그에 포스팅합니다.

 

8월 3일 현재 <명량>은 전국 총 스크린 숫자 2555개 중 1586개를 차지했습니다. 60%가 넘는 수치이죠.

그런데 상영횟수(즉, 1개 스크린으로 몇 번 상영하는지에 대한 수치.)는 7960회입니다.

 

전날(8월 2일)보다 스크린 숫자는 약 90개, 상영횟수는 약 360회 정도 증가한 것이죠. (KOBIS 통계 참고. 즐겨찾기-기타 에 있음.)

즉 이 증가분에 한해 보더라도 스크린 하나에 상영이 4번 정도 이뤄진 셈인데요

보통 스크린  하나에 상영이 6~10번 이뤄진다고 하네요. (영화 런닝타임에 따라 다르겠죠.)

 

<명량>의 이 수치들... 이상하죠?? ^^

 

60%가 넘는 "스크린 독점"에 대해서는 쉽게 아실 수 있을 겁니다.

그 다음 문제는,

바로 "교차 상영" 문제입니다. 

 

"교차 상영" 이란 하나의 스크린에 두 개 이상의 영화가 상영되는 걸 뜻합니다.(라고 알고 있어요 ㅎㅎ;)

보통 인기가 없거나, 독립영화이거나, 적은 예산의 영화가 

하루 종일 '온전하게' 상영되지 못하고, 상영회차(상영 시간대)를 <명량>같은 대규모 영화에 빼앗기죠.

(이게 뉴스에 크게 알려진 적은 바로 <터치>라는 영화가 입은 피해 때문이었습니다. 저희 <터치>편 참고~ㅎ)

 

"스크린 독점"과 "교차 상영" 은 모두 심각한 문제입니다.

관객이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는 여지를 완전히 없애버리는 거죠.

 

저는 저희 방송 <터치>편에서 재미없고, 인기 없는 영화는 금방 막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그러나 최소한 1주일만이라도 '온전한' 상영횟수로 스크린에 걸려 있어야

관객의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방송에서는 <터치>같이 재미없는 영화는 1주일도 걸지 말아야 한다고 농담식으로 말했던 거 같네요..ㅠ 반성!!)

 

잘 나가는 영화에 스크린 몰아주고, 상영횟수(또는 상영회차) 몰아주는 게 뭐가 문제야?

더욱이 <명량>은 성웅 이순신의 영화인데!?

라고 항변하는 분도 계실 것 같습니다. 충분히 이해합니다. 좋아하는 영화 더 많이 알려지고, 더 흥행하면 당연히 기분 좋죠.

 

그러나 영화라는 게 다분히 취향이 갈리는 예술갈래입니다.

내 취향이 인정받고 싶으면, 타인의 취향도 인정할 수 있어야 하고

그 타인의 취향이 "온전하게" 존중받을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을 무시하거나 경멸하면 안 되겠죠.

 

솔직히 이번에 이 기사를 보고, 이제야 우리나라 총 스크린 숫자가 2555개인 걸 알았습니다.

제가 <군도>편에서 농담조로 "스크린 1천개 이상 먹은 영화는 보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닌가." 라는 (돌 맞을) 발언을 했는데

그 정도로 이 문제를 저는 심각하게 보고 있습니다.

 

인기가 많고, 계속 매진률이 높아서 점차 스크린을 늘리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만,

개봉할 때부터 1천개 이상을 먹고, 교차상영까지 하는 건 정말 '포악질'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의 '공존'을 깨트리는 것이고, 관객의 선택 기회를 제한하는 처사입니다.

 

저는 <명량>을 대단히(!) 재밌게 봤습니다. 2번 보고 싶을 정도로요.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런 '포악질'을 눈감을 수는 없겠죠. 이건 제가 좋아하는 다른 영화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거든요.

 

저는 이런 '포악질'을 하지 말고,

차라리 [장기 상영]을 하라고 건의하고 싶어요. 

물론 현대의 여러 제반사정상 불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짧은 시간 안에 고수익을 얻기 위한 이런 '포악질'보다 

많은 영화들과 공존하면서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는 [장기 상영] 쪽을 권합니다.

우리 관객들도, 우리 관람 문화도 인스턴트식 흥미와 자극적인 홍보 등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좋은 영화, 재밌는 영화는 오래토록 기억하고 찾아보는 자세를 갖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런 '포악질'의 1차 피해자는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관객 자신이거든요.

 

여튼 오늘 <명량> 녹음합니다 후후;;;;

 

관련된 다른 기사. 스크린 독과점과 대기업 수직계열화를 말하다. http://omn.kr/9lx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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